있다는 시늉이었다 오늘 아침에 체육관으로 쳐들어간 열두 명의 부하들은 모두 그것을 보았다할 크렌시의 흔적을 찾으려고 온통 뒤져대던 전문요원들은 김명화가 기거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방에서 수십 점의 증거물을 찾아냈었다 여자용 팬티와 화장품 두어 개 한국말로 쓰여진 낙서는 그녀의 딸 이름으로 밝혀졌고 쓰레기통에 가득찬 화장지 그것 중 대부분은 정액이 묻어 있었다 해밀턴은 정액이 가득찬 콘돔들을 집게로 들어올리던 부하들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소리죽여 한숨을 내쉬었다놈들을 잡으면 한 놈도 빠짐없이 없애버려 한 놈도 살려두면 안돼 하레이해밀턴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다섯 명이든지 열 명이든지 그것은 상관없어 그녀의 얼굴이라도 본 놈이면 모두 머리를 쏘아서 죽여라머리만 말이지요 머리를 쏘아서 살면 내버려둘까요 배를 쏘아서 죽이면 안 됩니까이 개자식이 병신 같은 농담을 하고 있군해밀턴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하레이를 쏘아보았다보스 당신도 동양사람 따라다니면서 병신이 되어가는 겁니다 그걸 모르시는군요하레이가 턱을 치켜 들면서 해밀턴의 말을 받았다나도 그날 아침의 그 장면을 본 사람이오 보스도 보았지요 이제 우리는 그 개 같은 년의 정액 냄새에 익숙해 있어요 차라리 냄새 잘 맡는 셰퍼드를 몇 마리 사서 그 여자 정액 냄새를 맡게 한 다음하레이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해밀턴이 갑자기 빙그레 웃었기 때문이었다하레이 넌 전과 달라진 것이 없어 넌 작전의 근본을 잊어버릴 때가 많았지 감정에 흔들릴 때가 많았단 말이다눈을 부릅뜬 하레이는 입을 열지 않았다 해밀턴이 말을 이었다캄보디아에서 네 옆을 지나쳐 간 애를 안은 여자 그 여자가 뒤에서 따라오던 동료들에게 수류탄을 던졌던 거 기억나나나는 너처럼 보스를 동정하거나 미세스 김에게 연민을 갖고 있지 않아 보스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미세스 김을 찾고 그녀와의 추문에 관계된 모든 놈들을 죽인다 그것이 내 임무야 네 임무이기도 하고우리는 그러면 나나 내 부하들은 어떻게 합니까 콘돔을 보았으니 죽이시렵니까이 개자식해밀턴의 얼굴이 금방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목소리가 컸으므로 앞쪽에 앉아 있던 직원들이 돌아다보았다미안합니다 보스어깨를 늘어뜨린 하레이가 금방 사과를 하면서 시선을 돌렸다홧김에 그냥 해본 소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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